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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24)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추천하는 축구 분석법

2026.02.09

[스포츠Q(큐) 정현호 객원기자]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의 세트피스 전술이 화두다. 골키퍼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좁은 공간에 선수들을 밀집시키는 전술을 두고 '정교한 설계'라는 찬사와 '안티 풋볼'이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선다.

전술을 바라보는 의견은 갈릴지언정 분명한 건 데이터 분석이 현대 축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스포츠산업의 여러 일자리 중 데이터 관련 직종의 전망이 밝은 까닭이다.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 5부부터 프리미어리그까지 6년간 분석관으로 활약한 이를 스포츠JOB아먹기가 인터뷰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스포츠데이터 기업 비프로 소속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이자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인 김종원 씨다. 20년 전 무작정 보낸 이메일 한 통으로 유학길에 올라 이제는 보이지 않는 선수들의 의도까지 숫자로 읽어내는 전문가가 된 그를 만났다.

비프로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 간단한 소개.

“안녕하세요. 비프로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이자,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겸임교수로 경기 분석 관련 교육을 하는 김종원이라고 합니다.”

- 스포츠산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

“어려서부터 축구를 굉장히 좋아해 막연하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대학 시절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방문한 적이 있어요. 이를 통해 구단들이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증이 생겼고 스포츠산업에 들어온 계기가 됐습니다.”

- 영국으로 가게 된 계기.

“분석 관련 일을 하고 싶었는데 20년 전까지만 해도 분석 관련 직무가 국내에 전무했어요. 당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던 과정에서 세계 스포츠경기분석학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학회장님께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는데 뜻밖으로 답장이 와서 소통했습니다. 그러다 그분이 영국 어느 대학의 교수로 계신 걸 알게 됐고 직접 배우고 싶어서 유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크리스탈 팰리스 전력분석관 시절. [사진= 본인 제공]
크리스탈 팰리스 전력분석관 시절. [사진= 본인 제공]

- 프리미어리그의 전력분석관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

“프리미어리그는 팀당 15~20명 정도의 전력분석관이 있어요. 그런데 모든 분석관이 1군을 분석하는 건 아니고, 대부분 아카데미팀을 담당하고 있어요. 9세 이하(U-9)부터 U-23 팀까지 각 연령대별 분석관이 배치돼 있습니다. 2~4부 리그도 팀당 10명 내외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작했던 5부 리그의 세미 프로팀조차 3~5명의 분석관이 함께 일했습니다.”

- 현지와 비교해 국내 인프라는 어느 정도인지.

“최근에 전력분석관의 수가 많이 늘고 있어요. 지난 2021년에 K리그의 전력분석관 실태조사 연구를 했는데 당시만 해도 분석관이 없는 구단도 있었어요. 현재는 모든 구단에 분석관이 있고, 2~3명인 팀도 있습니다. K3·4리그 일부 구단에도 분석관이 인턴 개념으로 존재합니다.”

-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된 계기.

“여러 구단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일하면서 많은 지도자를 만났고, 그들이 축구를 보는 눈, 이해도를 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한계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축구를 더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현장은 시간으로나 인력으로나 데이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축구를 데이터로 묘사하고 설명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 비프로 소개.

“비프로는 AI 기반의 스포츠데이터 기업입니다. 영상을 수집하고 분석해 이벤트, 피지컬, 트래킹 데이터 등을 생성하죠. 그렇게 구단, 지도자, 선수 등 고객이 원하는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의 업무는.

“데이터를 다루는 직업인데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정제합니다. 이를 갖고 고객의 요구에 답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델링하고 지표를 개발한 뒤 대시보드 등을 통해 시각화해 전달하는 업무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프로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의 모니터. [사진= 본인 제공]

- 비프로의 데이터 수집 과정은.

“사람과 기술이 하이브리드로 수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 중 발생하는 슈팅, 패스 등과 같은 이벤트 데이터는 200여 명의 분석가가 직접 수집하고 있어요. 동시에 이벤트가 발생한 위치, 선수 관련 정보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I 카메라 바탕의 옵티컬, 트래킹 기술을 이용해 뛴 거리, 스프린트 횟수, 속력 등 선수들의 피지컬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2차 가공 데이터도 새롭게 수집하고 있습니다.”

- 전력분석관과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의 차이는.

“전력분석관은 주로 경기 단위로 우리 팀과 상대 팀을 분석합니다.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성적 분석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시즌 단위로 팀과 선수들의 패턴과 경향을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편입니다.”

비프로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전력분석 교육을 진행하며. [사진= 본인 제공]

-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인데.

“경기 분석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수업을 통해 함께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술이나 패턴 분석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정성적 분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정량적 분석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정량적 분석 관련 수업을 하고 있고요. 동시에, 직업적으로 관심 가지는 학생들과 분석 동아리를 만들어서 함께 경기를 보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 전력분석관으로 근무할 때 데이터보다 직관을 중시하는 지도자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본인의 직관을 우선시하는 지도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분들의 직관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나온 정보잖아요. 그 정보가 잘못될 수도, 맞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정보를 취합해 직관이 과연 데이터로 봤을 때도 옳은지,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정보는 무엇인지 전달하는 편입니다.”

- 현장에서 사용하는 분석과 교육자로 가르치는 분석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아무래도 현장은 구단의 철학, 게임 모델, 원칙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의도나 행동을 분석해요. 하지만 교육할 때 보는 경기 영상에서는 그런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데이터가 만능은 아닐 텐데. 현재 포착하기 가장 어려운 요소는 무엇인지.

“온 더 볼(On the ball) 상황은 선수들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요. 선수가 공을 찼을 때 슛인지, 패스인지, 크로스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오프 더 볼(Off the ball) 상황은 선수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압박인지, 라인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인지, 동료를 위한 미끼 역할인지 이런 것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비프로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작업 화면. [사진= 본인 제공]

- 그런 지표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지.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제가 개발하고 있는 지표는 뒷공간 침투(런 인 비하인드)인데요. 현장에서 전술 분석할 때 침투 움직임도 많이 분석하는데 워낙 빈번한 상황이라 수집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로직을 통해 뒷공간 침투 상황을 모델링하고 있습니다.”

- 비프로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데이터 전문 기업, 영상 전문 기업과 달리 자체 카메라와 플랫폼을 활용해 영상과 데이터 수집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인 것 같아요. 이를 통해, 2차 가공 데이터까지 추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인 것 같습니다.”

- 스포츠 데이터사이언스의 전망은.

“구단의 데이터 활용 사례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해외 구단이 데이터사이언스 부서를 만들어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고용하고 있기도 해요. 데이터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추출할 수 있는 데이터도 많아지면서 스포츠에서 데이터사이언스는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앤드로스 타운센트 선수와. [사진= 본인 제공]
앤드로스 타운센트(오른쪽)와. [사진= 본인 제공]

- 유럽과 한국의 데이터 활용 환경이 얼마나 다른지.

“유럽 구단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를 많이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전술이나 게임 모델을 평가할 때도 자체 KPI(핵심성과지표)를 토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수 평가에도 포지션별 핵심 역량을 설정해 분석하고 있어요. 반면 국내는 아직 구단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다룰 인력이 부족하고 어떤 데이터를 봐야하는지 정보도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선수, 지도자를 위한 데이터 외에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데이터는 어떻게 발전할지.

“팬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xG(기대득점)가 많이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해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종의 문화가 된 것 같아요. 비프로도 2024시즌부터 K리그 쿠플픽 경기에 한해 직접 개발한 2차 데이터를 소개하고 있는데 아직 팬들에게 많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더욱 다양한 2차 데이터를 팬들이 접하고 소통하면 데이터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비프로 데이터사이언스팀 채용 과정은.

“아무래도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코딩 역량을 주로 봅니다. 그래서 채용할 때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고, 면접을 통해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12회 세계스포츠경기력분석학회 학술대회에서 수상한 모습. [사진= 본인 제공]
제12회 세계스포츠경기력분석학회 학술대회 수상 당시. [사진= 본인 제공]

- 스포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가장 중요한 것은 종목 이해도인 것 같아요. 아무리 데이터를 잘 다뤄도 해당 스포츠를 잘 모르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데이터 분석 역량입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한데, 본인이 만든 데이터의 의미를 현장에 잘 전달해야 합니다.”

- 비선수 출신, 비전공자가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비선수 출신이나 비전공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실제 K리그에도 선수 출신보다 비선수 출신 전력분석관이 더 많습니다. 비프로 데이터사이언스팀에도 전공자보다 비전공자가 더 많아요. 그래서 본인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축구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면.

“경기를 많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 경기를 보더라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보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기를 볼 때 팀의 패턴, 선수들의 의도 등 본인만의 기준을 세워서 분석하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이것만은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정성적 분석과 정량적 분석을 다 해보길 추천해요. 본인의 기준을 바탕으로 팀의 패턴과 선수들의 의도를 정성적으로 분석해보고 그 결과가 정량적으로도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지표가 결과를 타당하게 설명하는지, 그 지표의 정의와 수집 방법은 무엇인지도 고민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영국 유학을 갈 때 갖춰야 할 것은.

“영어입니다. 분석과 영상 편집은 가서 배울 수 있지만, 언어가 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유학을 가는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인데 언어가 부족하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영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프로 김종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사진= 본인 제공]
전력분석 교육을 진행하며. [사진= 본인 제공]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장과 데이터를 잇는 역할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현장에서 축구를 해석할 때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관련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분석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스포츠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꿈을 꾸는 과정은 항상 힘들고 불안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이 막연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경험상 기회는 항상 불현듯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꼭 잡길 바랍니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자신의 준비가 부족해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준비를 미리 잘해서 지금 꾸고 있는 꿈을 꼭 이루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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