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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33) 오성훈] KBO 공식기록원, 찰나의 순간을 남기는 17인
2026.05.13[스포츠Q(큐) 유예슬 객원기자] 지난달 28일 개막한 2026 신한 SOL KBO리그가 역대 최소 경기·최단 기간 10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쓰며 사상 최초 1300만 관중 페이스로 질주하고 있다.
출범 45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에는 개막과 동시에 역사적인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역대 최초 2500경기 출장을 시작으로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최소 경기 1500탈삼진, 최형우(삼성)의 최고령 홈런이 나왔다.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사상 첫 2200탈삼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로 확고한 위상을 유지 중인 프로야구. 화려한 축제의 현장 뒤편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수를 조명하는 이들이 여럿이다. 이번 JOB 인터뷰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찰나의 순간을 남기는 KBO 공식기록원이다. 정확한 판단과 객관적인 시선으로 영구적인 데이터를 생성하는 든든한 뿌리, 오성훈 기록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KBO 공식기록원 오성훈.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55_4915.jpeg)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BO 공식기록원 오성훈입니다.”
- KBO 공식기록원이 하는 일은.
“전통적으로는 야구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합니다. 작게는 투수의 투구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부터 번트 파울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기도 합니다. 주된 일은 기록이지만 타 스포츠 기록원과는 다르게 판정이 필요한 일을 많이 합니다. 선수의 타격 결과가 안타인지 실책인지 야수 선택으로 이어지는지도 기록원이 결정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투수의 실점이 자책점인지도 기록원이 판단합니다. 포수가 못 잡은 공이 와일드피치인지 패스트볼인지 등도요. 여러 판정을 동시에 하는 것이 KBO 기록원이 할 일입니다.”
![2024 WBSC 프리미어 12 경기가 끝난 후.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57_5346.jpeg)
- 기록원의 하루는.
“피치클록을 사용하게 되면서 기록 업무와 계측 업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경기 3시간 전 야구장에 나가서 기계에 이상이 없는지부터 합니다. 보통 경기 2시간 전부터는 선수들이 웜업을 하는데 그때 저희도 선수들의 연습 타격, 수비를 보면서 웜업 시간을 갖습니다. 경기 시간 1시간 전 양팀 오더가 교환되면 선수의 출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공식 엔트리를 작성한 다음 플레이볼 후 보통의 저희 일을 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30분 정도는 그날의 기록과 이상 유무를 체크한 후 퇴근합니다.”
- 비시즌 활동은.
“시즌 중 다루지 못한 규칙 관련 이야기나 기록의 방향성에 대해 기록원들끼리 세미나를 자주 여는 편입니다. 또, 야구와 기록을 좋아하는 야구팬들을 위해 기록강습회나 여타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기록실 시야.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58_5415.jpeg)
- 공식기록원을 희망하게 된 계기는.
“보통 야구선수 출신이 기록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야구를 좋아하다 업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도 야구팬 중 한 명이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졸업할 즈음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등 신생 구단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야구 판에서 이런 직업군에 인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야구를 오랫동안 좋아한 사람으로서 '저 현장에 속할 수 있을까?'라는 꿈을 갖고 기록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 KBO 공식기록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야구 규칙이나 기록법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이 채용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절대적이지는 않았지만 요즘 추세는 기록강습회를 통해 일정 성적을 받으신 분들이 기록원에 지원하는 데 굉장히 유리한 조건입니다.”
- 그 외 필요한 역량은.
“보통 직장에서 근무하면 업무를 하다가 중간에 화장실도 가고 개인적인 연락도 하잖아요. 저희는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3~4시간 정도는 개인적인 활동은 물론이고 심지어 화장실도 클리닝 타임 때밖에 못 가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판단력이 중요합니다. 기록원이 갈팡질팡한다고 해서 인플레이가 스톱되지 않거든요. 만약 타구를 판단한다면, 타격 결과가 일어나고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안타, 실책, 또는 야수 선택 등 다양하게 판단될 수 있는 애매한 타구를 최대 10여 초 안에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식, 더불어 판단력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 전공의 영향은.
“체육을 전공했다고 해서 유리하거나 불리한 점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 17명의 기록원 중 야구선수 출신도 있고, 체육교육과나 사회체육과 등 체대를 졸업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절대적인 숫자로는 ⅓이 조금 안 됩니다."
![KBO리그 공식기록원으로서의 첫 경기.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59_5450.jpeg)
- 1군 기록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느 정도 체계화가 돼 있는데 보통 퓨처스(2군)에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9월 경 선수들에게 확장 엔트리가 있잖아요. 저희도 그때 만 5년 정도 실력을 갈고 닦아 끝날 즈음이면 1군 경험을 하게 됩니다. 레귤러가 되는 것은 아니고, 퓨처스와 1군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한두 경기 접하고 그로부터도 또 수년이 지나야 1군 정식 기록원이 될 수 있습니다.”
- 구단 소속 기록원과 KBO 공식기록원의 업무의 차이는.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기록한다는 점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식기록원은 현재 구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기록 및 판정해 누적된 결과가 해당 팀과 선수의 시즌 기록으로 귀결되는 업무를 맡습니다. 구단 소속 기록원은 해당 경기를 분석해 미래에 이기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경기 당 투입되는 기록원의 인원 수는.
“17명 중 기록위원장을 제외하고 KBO리그 경기에는 2인 1조로 총 10명이 투입되고, 나머지 6명은 퓨처스리그에 각 경기 당 한 명씩 투입됩니다. 위원장님은 모든 경기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계십니다.”
- 공식기록원의 채용 주기는.
“매년 상시 선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17명이 로테이션을 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원이 모든 경기에 투입돼 잉여 인원이 없습니다. 신규 선발할 때는 기존 기록원의 정년퇴직 등 퇴사자가 있는 경우가 있고 저의 경우 신생팀의 창단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기록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공식기록원들의 입사 연도가 정기적이지 않은데 기록원들의 연차에 따라 은퇴자들이 나올 때 채용이 이뤄지니 예상해 보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또,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다면 순간 대거 인력을 뽑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록원으로서 새로운 업무를 창출하거나 야구에 기여하고 발전하는 데 17명 전부가 머리를 맞대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을 채용할 수 있는 기록위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수원KT위즈파크 기록실 시야.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60_5534.jpeg)
- 디지털 시대에도 수기 기록을 유지하는 이유는.
“노트북을 활용해 전산을 기록하고 수기로 기록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수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야구라는 종목이 여타 스포츠 중 변수가 가장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스템화가 잘 돼서 전산 프로그램으로 표출이 잘 된다 해도 전산 코드상 없어서 표현할 수 없는 기록법이나 상황들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런 부분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는 아직까지 수기 기록법이 효율적입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저희가 지켜 온 가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인공지능(AI) 기반 자동기록시스템의 도입 후 인간 기록원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지.
“확언할 수는 없지만 구기 종목 중 야구 규칙이 제일 복잡하고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규칙들이 계속 생겨나는데 그 규칙들 속에 서로 상충되는 내용도 있고 순서상 어떤 규칙이 더 중요한지 전문가들도 고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AI라는 것은 학습된 데이터를 활용해서 결정하는 시스템이잖아요. 그 속에서 서로 상충되는 내용 중 어떤 것이 우선시되는지 결정하고 많은 규칙과 규약들 중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AI보다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수집된 데이터들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시대별로 다른 것 같습니다. 기록원이 판정하고 기록하는 원천 데이터를 통계업체, 스포츠데이터 분석업체 등이 새로운 결과물로 재가공한 것이 세이버메트릭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트래킹의 시대로 넘어왔죠. 구질이나 회전수 같은 것들은 인간의 눈으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잖아요. 팬들이 재가공된 데이터를 피부로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발전했죠. 예전 야구장 전광판의 타자 정보 옆에 타율이 나오는 것을 많이 보셨을 텐데 최근 들어서는 OPS가 나오고, 투수 정보 옆에는 WHIP가 나오는 것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4 WBSC 프리미어 12에서.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61_5559.jpeg)
- KBO리그, 퓨처스리그, 사회인야구 등 경기마다 기록법이 다른지.
“기본적인 야구 기록법은 대부분 동일하고, 로컬 룰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19년에 개최된 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공식기록원으로 파견된 적이 있는데 해당 대회에서 사용하는 기록지 자체도 국내와는 다르고 표현하는 기호나 부호 자체도 다른 형식으로 씁니다. 그래도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은 같고 규칙도 대부분 같아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팬들도 지식이나 규칙을 알고 계신다면 환경이 달라져도 새로운 기호나 부호를 습득한 뒤 기록을 하시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가대표 기록원으로 파견되면 하는 일은.
“더그아웃 안에서 경기를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표팀 스태프 일도 같이 합니다. 또, 투구수 제한 등 대회마다 달라지는 규칙들을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이미 알고 계시지만 순간적으로 정보가 필요할 때 말씀드리는 역할도 합니다. 대표팀이 참가하는 각종 국제대회의 기록지를 작성함으로써 KBO리그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팀의 야구 역사를 사료로 남긴다는 점 또한 의미가 있는 역할입니다.”
- 판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입니다. 그래서 규칙에 기반하려고 가장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규칙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 생물의 성질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황에 맞는 규칙에 근거해 어떤 쪽이 더 합리적인 판단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즌이 끝나면 이 기준이 맞는지 아닌지 조금은 달라져야 하는지 기록원 내부 세미나도 진행하고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수정도 합니다. 결국에는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판정이나 판단을 하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습니다.”
![최정 KBO리그 최초 500호 홈런 기록지(갑지).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62_5657.jpeg)
![최정 KBO리그 최초 500호 홈런 기록지(을지). [사진=본인 제공]](https://www.sportsq.co.kr/news/photo/202604/493177_566963_5735.jpeg)
- 직접 기록했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5년 울산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이재곤(롯데) 선수가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던 경기를 직접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기록했던 경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습니다. 사실 경기 중반까지는 의식하지 않았는데 기록원의 판단이 잘못돼서 애매한 타구를 안타라고 선언하는 순간 그 선수의 대기록이 깨지는 거잖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속으로 '안타가 나올거면 제발 깔끔하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기록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도 기억에 남습니다. 홈런은 기록원이 안타라고 판정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기록되는 타구지만 지난해 최정(SSG 랜더스) 선수가 KBO리그 최초로 500홈런을 달성하는 날 공식기록원으로 출장했습니다.”
- 언젠가는 직접 기록해 보고 싶은 경기는.
“퓨처스리그에서는 나왔지만 아직 KBO리그에서는 나오지 않은 퍼펙트 게임이 달성되는 경기장에 공식기록원으로 출장했으면 합니다.”
- KBO 공식기록원을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야구 규칙을 잘 알아야 합니다. 기록법 등은 저희가 교육해 드리기 전에 어느 정도 알고 오셔야 유리할 것 같습니다. 또 공식기록원의 이동 스케줄은 선수단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수도권에 계시는 분을 기준으로 한다면 시즌 중 3~4개월 정도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셔야 될 정도로 출장이 많은 직업이라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질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힘드실 수도 있겠네요.
야구를 좋아하셔야 합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직업이라는 이유로 하루에 3~4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한 공간에서 야구를 보고 있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야구를 사랑함과 동시에 업으로 삼는 직업인으로서 꾸준히 야구를 공부해야 합니다. 프로야구 10구단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 한번의 투구, 단 한번의 타격을 하기 위해 피땀 흘리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 선수들의 노력을 오롯이 기록으로 담아낸다는 마음가짐과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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