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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51) 강나연] 선수 트레이너, 운동 지도만큼 중요한 역량들
2026.10.10뉴스Q(큐) 스포츠Q 유예슬 객원기자 / 스포츠 현장의 최전선, 화려한 조명과 팬들의 환호성 바로 뒤에 선수와 호흡하며 달리는 이들이 있다. 선수 트레이너다. 선수를 부상 위험에서 보호하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며, 행여나 다치면 빠른 회복을 돕는 최측근 조력자다.
수많은 스포츠의학·체육학 전공자가 꿈꾸는 직업. 그 이면에는 수많은 고뇌의 시간이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스포츠과학과 트레이닝 방법론을 탐구하고, 선수의 몸과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내기 위해 매일같이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부상 상황을 즉각 판단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도 있다.
스포츠산업 직업 탐방 코너 JOB아먹기가 동계 종목과 라크로스 현장을 누비며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강나연 트레이너를 만났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코치의 이야기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선수들의 컨디셔닝과 회복 관리를 하고 있는 트레이너 강나연입니다. 현재는 대한체육회 종목별 육성사업 국가대표 전담팀에 참여해 선수들의 컨디셔닝과 훈련 지원을 맡고 있습니다.”

- 스포츠의학과는 어떤 학과인지.
“쉽게 말하면 운동과 인체를 의학적인 관점에서 함께 배우는 학과입니다. 해부학이나 생리학처럼 인체의 기본적인 내용부터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스포츠손상, 운동처방, 재활과 트레이닝 등 운동과 관련된 여러 분야를 배우게 됩니다. 제게는 운동 방법 공부를 넘어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원리, 부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운동을 통해 회복시키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생각하는 기초를 만들어준 전공이었습니다.”
- 졸업 후 어떤 진로로 나아가는지.
“운동처방, 재활, 트레이닝과 컨디셔닝, 피트니스, 병원 및 건강관리 분야, 대학원이나 연구 분야 등 여러 방향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 자체에 관심이 많았고 스포츠 영상을 보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콘텐츠 속에서 선수 옆에서 몸을 관리하는 분들을 보게 됐는데 그 역할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운동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선수가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련 진로를 생각하게 됐고 체대입시를 준비해 스포츠의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실제 현장을 경험하면서 선수의 몸을 직접 보고 관리하는 일이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길을 이어오게 됐습니다.”

- 스포츠의학·체육학 등 관련 전공 이수가 중요한지.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부학, 생리학, 운동역학 등 사람의 몸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토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트레이닝이나 재활 방법을 배울 때 단순히 동작을 외우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트레이너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몸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기본적인 해부학과 생리학, 운동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계속해서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판단 근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전공자라면 특히 자격증 하나를 취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초 학문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과정과 실제 현장에서 배우는 경험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필요한 자격증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하나의 자격증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고 자신이 어떤 분야의 트레이너가 되고 싶은지에 따라 준비하는 자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가자격으로는 건강운동관리사, 생활스포츠지도사 등이 있고 선수 체력이나 퍼포먼스 분야에서는 NSCA-CSCS, KCA 체력코치 등 다양한 교육과 민간 자격 과정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포츠테이핑, 스포츠마사지, 어슬레틱 트레이닝, 기능적 재활 관련 교육들이 있습니다. 저도 KCA 체력코치와 테이핑·마사지 관련 자격, 어슬레틱 트레이닝 코스, 기능적 재활 트레이닝 교육 등을 이수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격증 개수보다 그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트레이너에도 종류가 있는지.
“트레이너라는 단어 하나로 많이 부르지만 실제로는 역할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선수의 부상 예방이나 현장 대응, 컨디셔닝을 담당하는 AT도 있고 근력과 체력,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스트렝스&컨디셔닝 코치, 재활 이후 운동과 기능 회복을 담당하는 트레이너,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과 체력을 관리하는 PT 등 여러 영역이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역할이 완벽히 분리되기보다는 서로 겹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전문 영역과 범위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 졸업 후 엘리트 현장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은.
“처음부터 특정 팀이나 국가대표 현장을 목표로 정해두고 시작했다기보다는 하나의 현장에서 만난 인연이 또 다른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경험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대학에서 교수님을 통해 처음 넥센 스노보드 실업팀 트레이너로 현장을 경험하게 됐고 그곳에서 만난 감사한 인연을 통해 스노보드와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 하계·동계 합숙훈련에도 참여했습니다. 이후 그 현장에서 만난 분을 통해 스키팀에서도 트레이너로 활동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해왔던 활동들이 따로 떨어져 있다기보다 한 현장에서 맡은 일을 잘하려고 했던 노력이 다음 기회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국가대표 상비군 합숙훈련입니다. 당시 20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수촌이나 트랙, 야외 등 다양한 환경에서 트레이닝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잘 준비하고 운동을 잘 지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에 가보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장소나 기구가 달라지기도 하고, 많은 선수들을 어떻게 나눠 배치할지, 제한된 환경에서 어떻게 운동을 진행할지 등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때 트레이너는 운동만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빠르게 판단하고 그 상황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크게 느꼈습니다.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의 반응도 좋았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큰 자신감이 됐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내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되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트레이너라는 길을 계속 걷는 데 좋은 원동력이 됐습니다.”


- 동계 현장에 특화된 경력이 돋보이는데. 특별히 끌린 이유가 있는지.
“겨울 종목과의 인연은 스키학교에서 강사로 근무했던 경험에서 시작됐습니다. 직접 스키를 타고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설상 종목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넥센 스노보드 실업팀의 자문교수로 계셨던 학과 교수님께 설상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너 경험을 쌓고 싶다고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그 기회를 통해 처음 선수 트레이너로 동계 현장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직접 종목을 경험한 상태에서 선수들을 보니 평소 운동센터에서 보는 움직임과 실제 설상에서 필요한 움직임이 다르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또 스키와 스노보드는 날씨나 슬로프 상태, 장비, 훈련 환경 등 다른 스포츠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아서 트레이너 입장에서도 계속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종목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후 국가대표 상비군, 스키팀까지 자연스럽게 동계 현장을 계속 경험하게 됐습니다.”


- 라크로스에서도 활동했는데, 트레이너는 종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지.
“기본적으로 사람의 몸을 평가하고 컨디셔닝한다는 원리는 같기 때문에 한 종목만 볼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종목 이해 없이 선수의 몸만 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크로스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는 경기 환경부터 움직임, 에너지 시스템,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까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새로운 종목을 맡게 되면 그 종목의 경기와 훈련을 많이 보고 선수가 실제로 어떤 자세와 움직임을 반복하는지 파악하려 합니다. 결국 트레이너의 기본적인 지식은 여러 종목에 적용될 수 있지만, 좋은 컨디셔닝을 하기 위해서는 종목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종목에 따라 트레이닝 방식이 다를 텐데,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종목에서 실제로 반복적으로 요구되는 움직임과 체력입니다.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는 하체의 힘뿐 아니라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 편측 움직임, 균형과 충격을 받아내는 능력 등이 중요합니다. 라크로스는 달리기와 감속, 방향 전환, 몸싸움처럼 조금 다른 요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운동을 찾아서 모든 선수에게 적용하기보다는 종목의 요구도와 선수 개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만나는 지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같은 종목 선수라도 체형이나 움직임, 부상 이력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최종적으로는 개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시즌과 비시즌 트레이닝 목표나 방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시즌에는 비교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근력이나 파워, 유산소 능력 등 부족했던 체력 요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시즌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움직임의 문제나 부상 위험 요소를 보완하기에도 좋은 시기입니다. 반대로 시즌 중에는 무조건 체력을 많이 향상시키는 것보다는 경기와 종목 훈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일정, 훈련량, 피로도, 통증 등을 함께 보고 운동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중 트레이너는 선수에게 무언가를 더 시키는 것보다 오히려 언제 줄이고 언제 회복시킬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이나 응급 상황 발생 시 가장 우선시하는 원칙은.
“선수의 안전입니다. 현장에서 부상이 발생하면 무조건 빨리 처치하려고 하기보다 상황을 먼저 확인하고 의식이나 호흡을 포함한 생명과 관련된 위험 요소와 응급상황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이후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하는 상황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트레이너는 의료인이 아닌 만큼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판단이나 처치를 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빠르게 의료진에게 연결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통증이나 부상 재발 불안감을 안고 있는 선수를 만났을 때 방법은.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바로 이전 강도로 운동을 시키지는 않습니다. 먼저 선수가 현재 어떤 움직임에서 불안감을 느끼는지 확인하고, 실제 움직임과 기능도 함께 평가합니다. 그 이후에는 선수가 성공할 수 있는 낮은 난이도의 움직임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강도와 속도, 방향 전환, 점프와 착지처럼 실제 종목에서 필요한 움직임으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저는 이런 과정에서 선수에게 왜 지금 이 운동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재활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좋아졌더라도 선수가 자신의 몸을 믿지 못한다면 경기장에서 움직임을 100%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컨디셔닝 관리가 퍼포먼스 향상으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는 무엇이라 보는지.
“운동을 잘하는 것과 경기에서 잘하는 것 사이를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웨이트장에서 스쿼트를 잘한다고 바로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근력과 움직임을 확보한 뒤에는 점차 속도, 파워, 방향 전환, 균형 등 해당 종목과 가까운 움직임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선수의 컨디션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컨디셔닝은 몸을 편하게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훈련과 실전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CC는 일반적인 트레이너와 어떤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는지.
“현재 FE트레이닝센터에서 PCC(Performance & Conditioning Coach)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PCC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히 근력이나 체력을 올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이해하고 움직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부터 실제 퍼포먼스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센터에서는 안정감 속에서 움직임을 시작하고,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한 뒤 근력과 파워를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그것이 실제 경기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정답 자세를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각자의 몸과 환경에 맞는 움직임을 찾을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단순히 운동의 양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움직임이 필요한 이유와 이 운동이 결국 선수의 경기력이나 회원의 일상에 어떻게 연결될지를 생각하면서 지도하려고 합니다. 결국 PCC는 운동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 만들어야 할 퍼포먼스 사이를 연결해주는 코치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 회원도 지도하는데, 두 대상을 지도할 때의 접근법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기본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운동을 찾는 과정은 같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엘리트 선수는 결국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종목의 특성과 훈련 일정, 경기 일정, 부상 이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반면 일반 회원은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 체력이나 체형 개선, 건강관리처럼 개인의 생활 목표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스쿼트를 하더라도 선수에게는 종목 퍼포먼스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수 있는 반면 일반 회원에게는 일상에서 편하게 움직이기 위한 운동일 수 있습니다. 결국 운동 자체보다 그 사람이 왜 그 운동을 해야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여성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경험했던 현실적인 어려움은.
“큰 장벽을 느꼈던 적은 많지 않았지만 신체적인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느꼈던 순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 선수들은 하체 근육의 크기나 체격이 큰 경우가 많아서 마사지나 컨디셔닝을 할 때 체중을 이용해 눌러도 제가 원하는 강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단순히 힘을 더 쓰기보다는 도구를 사용하거나 오일을 활용하는 등 다른 방법을 적용하면서 타깃하고자 하는 근육에 적절한 자극을 주려고 했습니다.
설상 훈련에서는 게이트나 장비를 직접 들고 이동하는 상황도 있었는데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제 역할을 스스로 해내려 노력했습니다. 스포츠 현장은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환경입니다. 한겨울 스키장에서 오랜 시간 야외에 있어야 하기도 하고, 라크로스 대회에서는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경기장에 있다가 이후 지상훈련과 저녁 컨디셔닝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트레이너 역시 자신의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결국 선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환경에서도 내가 맡은 역할에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차질 없이 선수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반대로 여성이라 발휘할 수 있었던 차강점은.
“여성 트레이너라는 것 자체를 특별한 강점이나 약점으로 크게 구분하려고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성 트레이너가 있다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지거나 선수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를 체감한 적은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직접 말씀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또 남성 감독님과 코치님이 대부분인 환경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운동이나 몸 상태뿐만 아니라 보다 더 개인적인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여성 트레이너가 선수들에게 또 다른 방식의 편안함이나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 현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별보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선수들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생물학적인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트레이너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결정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결국 선수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도움이 되는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트레이너로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말로만 전문성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질문했을 때 근거 없이 답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공부했고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은 아는 척하지 않고 다시 찾아보고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또 트레이너는 직접 운동을 지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몸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나이나 성별보다 ‘이 사람에게 내 몸을 맡겨도 되겠다’라는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노보드 상비군 훈련. [사진=본인 제공]](https://www.newsq.co.kr/news/photo/202610/500364_577767_4428.jpg)
- 현장 진출을 꿈꾸지만 분위기나 현실적인 고민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현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자라서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걱정해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현장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남성 비율이 높은 곳도 많지만 결국 현장에서 오래 인정받게 만드는 것은 성별보다 실력과 태도, 그리고 선수와 스태프에게 쌓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하려 하기보다는 작은 현장이라도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확인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아직 배우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그렇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겁먹지 말고 일단 현장에 들어가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합숙훈련 당시 운동 전 웜업. [사진=본인 제공]](https://www.newsq.co.kr/news/photo/202610/500364_577768_4452.jpg)
-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건 꼭 해보고 싶다’하는 것이 있다면.
“크게 세 가지를 조금 더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체대입시를 하면서 운동을 많이 했지만,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는 꾸준하게 운동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직접 운동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은 책으로 이해하는 것과 내가 몸으로 직접 경험한 움직임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크로스핏이나 역도처럼 다양한 움직임과 근력 트레이닝을 꾸준히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학교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공부를 더 열심히 했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는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여러 활동을 찾아다녔는데 지금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결국 해부학이나 생리학, 운동학 같은 기본적인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기초 공부를 조금 더 탄탄하게 했더라면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거나 선수의 움직임을 이해할 때 덜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사람의 티칭을 더 많이 관찰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코치들이 사람에게 동작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큐를 사용하고,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어떻게 지도 방법을 바꾸는지를 더 많이 봤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지식뿐 아니라 사람에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배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 현직자 관점에서 트레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을 꼽는다면.
“크게 관찰력, 판단력, 소통 능력 그리고 계속 공부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선수를 보고 작은 변화를 발견하는 관찰력이고, 두 번째는 그 정보를 가지고 오늘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판단력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선수가 이해하고 따라오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소통 능력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몸에는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자신의 판단을 수정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TH스키팀 설상훈련. [사진=본인 제공]](https://www.newsq.co.kr/news/photo/202610/500364_577769_4554.jpg)
- 화려해 보이는 모습 뒤에 숨은 현실적인 고충은.
“SNS에서는 국가대표팀이나 대회 현장에서 선수 옆에 트레이너가 있는 모습이 먼저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경기 시간 외에도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훈련 전후 컨디셔닝이나 테이핑, 장비 준비, 이동과 합숙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또 선수의 몸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내가 내린 판단에 책임감도 큽니다. 그래서 단순히 ‘스포츠를 좋아해서’ 접근하기보다는 불규칙한 일정이나 체력적인 어려움,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수와 같은 목표를 향해가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직업만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트레이너로서 이뤄내고 싶은 비전은.
“시간이 지나서 선수들이 몸이 불편하거나 운동 방향을 고민할 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트레이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주거나 운동을 많이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선수의 몸을 제대로 평가하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수에게 운동을 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손상 관리, 피지컬 트레이닝, 기능적 재활 역량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트레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제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응원 한 마디.
“저도 아직 완성된 트레이너라기보다는 현장에서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거창하게 조언하기보다는 학생일 때 최대한 많이 보고, 직접 해보고, 다양한 현장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고 현장에서 실수할까 두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책에서 공부한 것과 실제 선수의 몸을 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기회가 생기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일단 경험해보고, 모르는 것을 발견하면 다시 공부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트레이너는 처음부터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배우면서 더 나은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